한달독서

[한달독서] 4&5&6 일차: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네스네 2021. 5. 14. 18:17

청개구리마냥 이상하게도 소설, 에세이, 시 분야는 판매1위라는 타이틀을 달면 관심도가 뚝 떨어진다. 정보를 전달하는 다른 분야와 달리 서평과 개인적 의견이 다를 때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사람들의 후기가 쇄도하고 마케팅이 한창일 당시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더구나 소설에 흥미가 없던 시기라서 더욱 외면했던 책이었다.

그러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한달독서를 시작해야해서 무슨 책을 읽을지 밀리의 서재에 저장해놓은 도서 목록을 휘리릭 넘겨보았다. 역시나 저장한 목록에는 소설보다 비문학 위주의 책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오늘은 머릿속에 꼭꼭 저장해야하는 책보다 머리와 마음을 비워낼 수 있는 문학이나 소설 종류가 읽고 싶었다.

'어디 재밌는 소설은 없나?' 하다가 눈에 들어온 '달러구트 꿈 백화점'.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니 무슨 이야기인지 이번 기회에 읽어보기로 했다. '우선, 표지와 제목은 외국소설이고 작가는..? 한국작가네??' 생각과 다른점을 발견해서인지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은 구직자인 페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페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면접을 앞두고 있다. 면접을 앞둔 예비 합격자들이 그렇듯 페니도 백화점 매출이나 상품에 대한 정보를 공부하고 있었다. 꿈에 그린 직장이지만 어쩐지 자신이 없는 페니앞에 친구 아쌈이 한 권의 책을 들고 나타났다. 아쌈은 어릴적 추억의 책인 <시간의 신과 세 제자>라는 책을 다시 읽어보라고 권한다.

아쌈의 권유 덕분에 페니는 무사히 취업에 성공한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꿈 백화점에서의 근무가 시작되었다.





오늘 출근길에 책의 40%정도 읽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재밌어서 사람들이 왜그리 좋아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뻔하지 않은 소재와 전개, 그리고 독특한 구성까지. 영화 해리포터와 신비한 동물사전같은 판타지를 좋아하는 내 흥미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책이라 오랜만에 집중해서 재밌게 읽었다. 게다가 구직자 이야기로 시작한 전개가 얼마전까지 구직자였던 내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남은 부분은 주말동안 나눠 읽으면서 독서 일기도 차차 채워나가야겠다.





5.15 추가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든다. 이 말이 오늘의 독서 중 나에게 다가왔다. 업무할 때 늘 염두해두는 것이 이것이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고 해보자. 때로는 답을 찾기전에 누군가 내게 답을 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누군가 알려주는 답은 당장의 몸과 마음이 편하긴 하다. 고민의 시간이 주는 스트레스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항상 경험해보면 고민하며 찾은 답은 나만의 노하우가 되었고, 그 노하우는 남들이 쉽게 찾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내 경쟁력을 높이는 무기가 되기도 하였다.

항상 고민하고 답을 찾기만 해서는 안되겠지만, 어떤 일에 대해서는 고민과 고통의 시간을 지나며 답을 찾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 같다.



5/16 추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는동안 나도 함께 꿈을 꾸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지난 이틀은 비가 많이 내리는 여유로운 주말이라 책을 읽다가 잠이 들곤 했다. 잠이 들기 전 나도 소설처럼 꿈 백화점에 들러 기분 좋은 꿈을 고르는 꿈을 꾸기도 바랐다. 아쉽게도 꿈은 꾸지 못했지만, 짧은 낮잠을 아주 깊고 편안하게 자고 일어날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바라보는 꿈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엿보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삭막하게만 바라보던 세상을 이렇게 아지자기하고 유쾌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부러웠다. 그리고 작가의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이틀동안 퍼붓던 비로 하루종일 안개와 먹구름으로 흐릿한 창 밖 풍경이 외롭기보다 소설의 판타지를 더욱 부각시켜 마치 꿈 백화점에 있는 기분을 더욱 돋구어주었다. 날씨까지 독서를 도와주는 완벽한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