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독서
[한달독서] 29일차: 공간의 미래 2
이네스네
2021. 6. 8. 21:56
산업화가 자리 잡은 이후 회식 문화는 꼰대의 상징이 되면서 사라지고 있었다. (…) 이제 재택근무까지 하니 철저히 개인주의적인 회사 생활이 되었다. 직원 선발부터 업무까지 철저하게 비대면으로 일을 처리하는 회사도 생겼다. 그런 회사 중 한 회사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지도 않고, 회식도 없다 보니 팀워크에 문제를 느꼈다. 사장은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 년 동안의 임대료와 회식비를 모아서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함께 갔다. 하지만 같은 시공간에서 일하면서 만들어지는 공동체 의식과 놀면서 만들어지는 공동체 의식은 다르다. 공통의 목표와 성취에 기반을 둔 공동체 의식은 같이 여행을 간다고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저자의 의도와는 조금 다르지만, 위의 문장들을 읽으면서 예전 회사에서 해외출장을 마치자마자 바로 사장님 모시고 워크샵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임원과 대표이사들은 워크샵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이 놀자리를 만들어주면 팀워크가 올라갈 거라는 착각을 한다. 그런데 내 경험상 단 한 번도 그 의도가 성공한 적은 없다. 그저 일자리를 벗어나 술자리에 가면 누구나 친해지고 그 자리에서만큼은 둘도 없는 전우애가 싹튼다.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고 이성이 찾아온 업무 현장에서 그들은 협조와 단합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자신의 이익과 업무를 미루려는 마음만 그들을 잠식해버렸다. 그래서 작가가 말한 “같은 시공간에서 일하면서 만들어지는 공동체 의식과 놀면서 만들어지는 공동체 의식은 다르다.”에 깊이 공감했다. 나역시 팀워크는 일하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인간적으로 업무적으로 적대관계가 생성되지 않는한, 같은 업무를 협업하면서 생기는 애증이 오히려 공동체의식을 더 고취시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 공간과 생활의 연관성을 보다가 갑자기 직장인의 애환토로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