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가꾸는 일은 원래 단기간에 불가능해요. 살면서 좋은 것을 하나씩 늘려가다 보면 그게 바로 나의 집이죠. 왜 하냐고 묻는다면 사랑하는 공간을 가졌을 때의 삶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좀 더 풍성해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나도 그런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공간이 생기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그 공간에서 자주 머무르거나 혹은 자꾸 사진을 찍어서 내가 느끼는 것을 남기고 싶어진다. 그리고 그 사진을 틈나는대로, 특히나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휴대폰 속에서 기분 좋아지는 공간의 사진을 볼 때면 긴장되었던 어깨가 사르르 풀리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어떻게 꾸밀지보다 먼저 이 공간에서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또는 생활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해요. 집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생활하는지, 주로 무얼 하는지,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는지, 작업하기에 최적화되기를 바라는지, 요리하는 걸 원하는지, 취미가 있는지, 반려동물이 있는지 등등 나의 하루를 생각해보고 그걸 집에 반영하는 거예요. 집에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생활과 취미, 그리고 가치관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잠깐 잠깐 혼자 지낼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내 공간은 나에게 최적화되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휑한 기숙사 방이었지만,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염두해 두고 물건들을 정리했었고, 낡은 가구로 가득차 있던 아프리카의 숙소는 나름의 재미를 찾기 위해 곳곳에 장식효과를 내고자 노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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